강태구 '그랑블루'

강태구의 두 번째 음반 [blue]를 대표하는 이 노래는 2017년 포크의 성취이자, 잊을 수 없는 올해의 노래 중 하나로 기록될 만하다. 이 음반에 수록된 다른 노래들이 그러했듯 ‘그랑블루’ 역시 그를 둘러싼 자연물(바다)을 통해 내면 풍경을 호명하는데, 무엇보다 목소리가 가장 먼저 다가온다. 낮은 읊조림부터 신비스럽게 부유하는 스캣까지. 부드럽지만 단단하고, 무심하지만 넉넉하게. 기타 이외에 현악이 간간히 일별하는 간명한 구성이지만 심심하지 않다. 깊이감과 입체감을 부여해준 레코딩이 이 곡을 범상치 않게 정련해주었기 때문이다. 정갈하고 단정한, 때로는 경건하기조차 한 이 ‘깊고 푸른’ 음악에 ‘조금씩 천천히’ 물들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