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터링 블랙니스, 폴 [Untitled (2nd)]

이제 한국 포스트 록의 역사를 말하면서 글리터링 블랙니스, 폴의 이름을 빼놓기는 힘들게 되었다. 로로스의 [W.A.N.D.Y]가 탐미주의의 극점이라면 글리터링 블랙니스, 폴의 [Untitled (2nd)]는 보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테마를 사용한다. 한쪽의 우위를 가리려는 것은 아니지만 전자가 사람을 빨려들 듯 몰입하게 만든다면 후자는 냉정하게 관조하고 성찰하도록 한다. 포스트 록에 대한 통상적인 편견과는 다르게 [Untitled (2nd)]는 과장이 적고, 간결하며, 스트레이트하게 찌른다. 더구나 그 일격은 제법 유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