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플로우 (Deepflow) '작두 (Feat. 넉살, Huckleberry P)'

무대는 음악인에게 또 관객에게도 현실이자 동시에 현실에서 벗어나는 판타지다. 음악인의 일거수 일투족이 그대로 노출되는 네트워크의 시대에는 무대에 있어서도 판타지의 비중은 줄어들고 현실의 단면 중 하나로 기능하기 쉽다. 실시간으로 공연의 상황이 올라오고 또 관객에 의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며 불특정 다수가 작은 화면으로 이를 바라보기도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딥플로우는 ‘작두’에서 힙합 랩퍼 무대의 판타지를 극대화시킨다. 이를 위해 그는 동료 랩퍼 넉살, 허클베리피와 함께 무대를 초현실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데 성공한다. 단숨에 청자를 압도하는 비트 프로덕션에 한 순간도 틈을 주지 않는 세 랩퍼의 연이은 퍼포먼스는 가사 그대로 작두 타는 무당처럼 청자를 몰입시키며 목적한 바를 이룬다. 트랙의 완성도도 뛰어나지만, 자기 과시와 무대 홍보를 효과적으로 해내는 매우 영리한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