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쉬베놈(MUSHVENOM) '왜 이리 시끄러운 것이냐 (Prod. SLO)'

경상도 방언을 차용했던 엠씨 메타와 제이통 이후, 방언을 활용한 한국어 랩의 계보는 한동안 끊어진 듯 보였다. 그러나 2019년 혜성처럼 등장한 머쉬베놈은 보다 진일보한 방식으로 그 바통을 이어받는다. ‘왜 이리 시끄러운 것이냐’는 구수한 충청도 방언을 전면에 내세우며 트랩 비트에 어울리는 더욱 현대적인 방언-랩을 들려준다. 이전 세대의 래퍼들이 방언의 특징들 중에서도 용언(用言)의 변형이나 지역색을 드러내는 단어 사용에 집중했다면, 머쉬베놈은 충청도 방언 특유의 억양과 말씨를 바탕으로 한 플로우를 무기로 삼는다. 여기에 판소리의 소리꾼을 연상시키는 영리한 가사와 기믹을 통해 넉살과 풍자가 가미되면 비로소 ‘머쉬베놈 표’랩이 완성된다. 너무나 가까이에 있어 외려 놓치고 있던, 신선하면서도 반가운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