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광토끼 [Seoulight]

야광토끼의 데뷔앨범은 지난 몇 년간 신스팝의 흐름을 가장 충실하게 재현하면서 매력적인 팝송들을 만들어 냈다. 우선 이 동글동글한 멜로디에 굴복하지 않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저절로 따라하게 되는 코러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팝 앨범으로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다. 하지만 이 앨범의 진짜 매력은 후렴구까지 도달하는 동안 일정한 분위기를 유지한다는데 있다. 엇박으로 간질거리는 'Lond-D'부터 사랑스러운 '북극곰'의 키보드 백킹, 록킹한 훅으로 안내하는 'Falling'의 베이스 연음 같은 것 말이다. 사랑스럽고 꿈결같은 정서가 앨범 전체를 지배한다. 이것은 아티스트의 개성이 올곧은 프로듀싱으로 단단하게 포박되어 있다는 증거다. 아무리 말랑말랑한 신스팝이라고 하더라도 특별한 개성과 솜씨는 드러나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