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이발관 [홀로 있는 사람들]

언니네이발관은 한국 인디록을 규정하는 단어였다. 23년이라는 누적된 시간도 시간이지만 그들이 보여주고 말해 왔던 정서가 더 중요했다. 비둘기는 하늘의 쥐라는 농담에 스민 흔한 존재에 대한 연민, 울면서 달리는 마음을 종잡을 수 없는 소년소녀들, 드문 사랑과 잦은 이별 속에서 지푸라기 잡듯 순간을 믿는 다짐들. 밴드의 존재는 무시무시한 취향과 냉정한 자본으로 둘러싸인 한국 음악계에서 인디가 인디로서 버티게 한 중요한 모델이었다. 마지막 앨범으로 공표된 이 작품에는 그간 언니네이발관이 가진 가치들이 세밀하게 잘 정제된 프로덕션으로 돋을새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