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 '싸구려 커피'

인디 씬에 대한 높아진 관심과 그곳에서 나온 한층 발전된 결과물들은 지난 한 해를 결산할 때 가장 고무적이었던 음악계 이슈 중 하나였다. 장기하의 ‘싸구려 커피’는 그 중심에 있었으며 사실상 이 흐름을 견인했다. 언론과 대중들의 관심을 음악계의 외곽진 곳에까지 확장시킨 일등공신이란 점에서 국내 음악계의 고질병 중 하나인 ‘다양성 부재’에 희망적인 대안을 제시했고, 이렇다 할 홍보 지원도 없는 상태에서 현상으로까지 자생한 음악적 저력과 이에 반응해 아낌없는 지지를 보냈던 대중들의 커다란 공감대를 고려할 때도 올해의 노래로 선정하는 데에 부족함이 없었다. ‘노래하기’와 ‘말하기’의 간극을 좁혀 가사 쓰기와 보컬 편곡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것, 혹독한 경제위기를 겪는 중인 현 세태와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시대 공감의 요소, 영미권 음악을 수용하되 옛 가요들의 영향을 바탕으로 변용해낸 한국적 결과물이란 것도 높이 평가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