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욱 [부당거래 OST]

경찰, 검찰, 언론 어느 하나도 결백하지 않고 정의롭지 않으며 서로 얽히고 설킨 부패의 사슬 속에 이 도시가 존재하고 있음을 강렬하게 증언하는 영화처럼 조영욱의 음악 역시 선명하다. 이렇게 선이 굵은 영화에는 조영욱의 음악이 제격이다. 조영욱은 언제 어디에서 터질지 모르는 극중의 긴장감을 대변하듯 항상 선명한 테마를 내던지듯 제시하고 거칠게 이어감으로써 야생의 적자 생존 같은 현실을 담은 영화의 역동성을 음악적으로 훌륭하게 재현하고 있다. 세련되게 정제된 스타일이 아니라 야성적이고 종횡무진 질주하는 영화의 스타일에 맞춰 음악 역시 차량으로 질주하고 주먹다짐을 벌이듯 거친 이전투구의 호흡으로 일관한다. 그리고 여기에 짙은 페이소스를 덧붙임으로써 부나비 같은 인물들의 운명에 대한 연민까지 심어주고 있다. 역시 조영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