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붐 '안산 느와르 (Feat. Ringojay)'

공동체 의식과 고향에 대한 자부심, 사투리 없이 지역색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는지에 대한 쩐내 나는 답안이다. 이를 두고 왜 하필 안산이어야 했는지 묻는 이는 없다. 타 지역 사람들에게 안산은 그 자체로 이미 누아르였고, 차붐에게 있어 안산은 삶의 터전이었다. 누아르 배경으로 안산이 쓰인 것과 그곳에 차붐이 있었던 것 모두 필연이었다. 그러한 의미에서 봤을 때 ‘안산 느와르 (Feat. Ringojay)’는 해당 지역을 둘러싼 외부 시선들에 대한 적나라한 대답이기도 했다. 개인의 성취 혹은 안산이라고 하는 특정 지역을 배경으로 한 독자적인 세계관에 국가를 거론해서 미안하지만 이로써 한국적인 것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 여겼던 영역을 또 한 꺼풀 벗겨 내는 것에 성공을 거두었다. 선행 공개되었을 때 앨범의 일부로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했을 만큼 압도적이고 기념비적인 트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