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백호 '길 위에서'

최백호가 오랜만에 내놓은 정규 앨범은 월드뮤직, 재즈, 클래식 등의 어법을 빌어 다채롭고도 세련된 편곡을 실었다. 그렇게 그는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도 노익장을 과시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길 위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곡이다. 단아한 피아노를 중심으로 느린 왈츠풍 리듬과 일별하는 이 노래는 힘을 뺀 목소리와 만나면서 쓸쓸하면서도 진중한 효과를 발휘한다. 다른 작곡가(김종익)의 곡일지언정 최백호의 초상과 정확히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