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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ious Artists

2017 선정위원회 특별상
2017
Korean Music Awards Winner
winner선정위원회 특별상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단어가 학술논문과 신문기사를 넘어 음반 제목에 등장하는 과정은 예측불가능하다 못해 경이로웠다. 영어에서 온 이 단어가 무엇을 뜻하지는 학술논문과 신문기사를 읽으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젠트리피케이션을 몸으로 겪는 사람의 감정을 느끼고 싶으면, 이 음반을 듣는 게 훨씬 빠르고, 생생하고, 진하고, 독하다. 음반에 참여한 뮤지션들의 이름은 ‘인디 음악’을 즐겨 듣는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에게조차 뮤지션들 이름이 과문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인디가 일종의 ‘브랜드’가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별로 ‘인기 없는’ 인디라는 단어마저 거부하면서 자립(自立)이라는 이름으로 음악생산협동조합을 만든 사람들”이라는 긴 소개가 필요하다. 그래서 반(反)젠트리피케이션 투쟁에 동참한 사람들은 이 음반에 등장한 뮤지션들보다 훨씬 많다는 것도 밝혀 두고 싶다. 이렇게 말하면, 앨범에 수록된 음악들이 ‘과격하고 생경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전혀 그렇지 않다. 11곡의 노래들의 곡조는 아름답고, 가사들은 시적이다. 제작자 황경하의 프로듀싱은 섬세하고 치밀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이 음반은, 시뻘건 머리띠를 두르고 목소리를 내지르지 않고도 사회적 부정의에 대해 발언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 부정의는 우리가 사는 일상의 공간 도처에 흩뿌려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이 음반에는 이 시공간을 살아가는 사람들 누구나 무조건, 무작정 선호하는 ‘다양성’까지 확보하고 있다. 이는 ‘반(反)젠트리피케이션 투쟁’이라는, 너무나도 길고 발음까지 꼬이는 실천이 실제로는 누구나 수행할 수 있는, 수행해야 하는 것이라는 뜻일 것이다. 이 음반에는 테이크아웃드로잉, 통영생선구이, 우장창창, 옥바라지 골목, 아현포차 등 ‘강제집행’이 시도된 현장을 가보지 못했어도 그때의 절박한 감정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물을 지도 모르겠다. 이 음반이 본의 아니게 ‘건물주’ 혹은 ‘갑’의 지위가 되어버린 인기있는 음악인들을 일방적으로 비판하고 매도하는 것 아니냐고. 그들에게는 이 음반을 실제로 진지하게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여기 실린 음악은 고통과 절망 뿐만 아니라 화해와 치유의 감정까지 담고 있을 정도로 호소력이 강하니까. 이렇게 음악은 다시 한번 소통과 대화의 강력한 매체가 되고 있다.
선정위원 신현준
아티스트Various Artists
음반명젠트리피케이션
프로듀서황경하
대표곡수원 지동 29길
제작사자립음악생산조합
유통사포크라노스
발매일201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