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ion.T

Zion.T의 첫 정규앨범 [Red Light]는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낸 음반이며, 실험적인 시도와 개성만으로도 큰 점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랩을 하듯 노래하거나, 사물을 대하는 자세 등 모든 트랙이 섬세한 시선에 놓여있다. 영화를 보듯 한 컷 한 컷 시각적 효과를 더해 소리로 구현한 음악이다. 또 일상 속 느끼는 감정과 환경, 단어가 주는 어감을 이미지화 했다는 점에서 듣는 재미도 더했다. 소울과 힙합의 경계를 줄타기하고 장르에 제한을 두는 것도 무의미해졌다. 분명 흥미로운 캐릭터다. 누군가에겐 어려운 음악일 수도, 누군가에겐 신선한 음악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서 뻔하디 뻔한 시장논리와 히트공식을 따르던 현 가요계가 필요한 음악일지도 모르겠다. 시대를 잘 만난 이 청년의 새로운 음악, 어쨌든 즐겁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