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음반
250 [뽕]
케이팝은 무엇일까? 트로트는 무엇일까? 가요는 무엇일까? 이 음악들 안에서, 진짜 우리 꺼는 무엇일까? 250의 [뽕]은 이 오래된 물음에 대한 대답과 같은 작품이다. 한국 대중음악은 길게는 백 년, 짧게는 수십 년 전에 영미권과 일본에서 들어온 여러 음악이 혼재된 토대 위에서 꽃을 피웠다. 일방적인 문화 폭격 속에서 우리가 잃지 않은 고유의 정서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뽕(또는 뽕끼)이다. 누군가는 뽕을 천박하다고 무시하지만, 사실 뽕은 한국인을 관통하는 거대한 감성의 덩어리 그 자체다. 트로트에도, 발라드에도, 댄스에도, 심지어 신중현, 케이팝 아이돌 음악에까지 서려있는 뽕. 한국의 작곡가, 가요 제작자들은 우리 안에 내재된 뽕의 정서를 이미 알고 있었고, 뽕을 어떻게 새롭게 포장해 히트작을 만들까 골몰해왔다. 250의 [뽕]은 뽕을 에둘러 포장하지 않고 정면으로 받아들인 용감한 작품이다. 250의 소속사 BANA는 수년 전부터 <뽕을 찾아서>라는 다큐를 제작하며 가요의 근원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했고, 그렇게 도달한 뽕의 결정체를 [뽕]에 담았다. 이 안에는 삶의 애환, 욕망, 위로, 환각, 한의 정서에 이르기까지 음악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담겼다. 케이팝이 전 세계를 달구고 있는 지금, “그래서 진짜 너희만의 음악은 뭔데?”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250의 [뽕]을 들려주면 된다. 이러한 250의 거대한 작업에 한국대중음악상은 ‘올해의 음반’으로 대답하는 바이다.
선정위원 권석정
올해의 노래
윤하(YOUNHA) '사건의 지평선'
2022년 최고의 ‘역주행 히트곡’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 곡 ‘사건의 지평선’으로 윤하는 오랜만에 대중의 주목 속에 돌아왔다. 초창기에 규정되었던 ‘피아노 록’이라는 수식어에서 벗어나 그녀가 펼친 다채로운 음악적 시도는 정규 6집 [End Theory]까지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그 확장판에 담긴 이 곡의 경우, 음반 전체의 주제의식을 흐트리지 않으면서도 선명한 멜로디의 기승전결과 곡 제목과 가사 속에 담긴 적절한 은유로 청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점점 음악 외적 요소들이 곡의 홍보에서 중요해지는 현재 가요계의 흐름에서 그 반대 방향으로도 성공했던 이 곡을 통해 역시 ‘좋은 노래’는 기회만 닿는다면 언제든 대중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 곡의 대중적 성과와 이번 수상이 큰 시사점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선정위원 김성환
올해의 음악인
250
250은 뮤지션이자 프로듀서로서 2022년을 각기 다른 방향으로 채웠다.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앨범에서 모두가 외면하고 있던 과거를 가장 앞선 방식으로 재탄생시켰다. 모두가 현재를 바라보고 있을 때, 그는 황학동 일대에서 채취한 장비와 소리로 미래를 바라봤다. 그렇게 탄생한 [뽕]은 2022년 일렉트로닉의 걸작을 넘어, 지금의 한국대중음악계를 관통하는 문제작이다. 그뿐인가. 처음 메인 프로듀서를 맡은 [New Jeans]의 음악과 사운드는 NewJeans 신드롬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만약 이 앨범에 담긴 음악들이 여느 케이팝 그룹들의 그것처럼 짜깁기로 채워졌다면, 2022년의 대중문화에서 NewJeans의 위상은 분명히 달랐을 것이다. 신중현이 1973년 김정미의 [NOW]를 통해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극대화했고 이듬해 '미인'으로 스스로 기념비를 세웠던 행보를, 2022년의 250이 떠올리게 했다. 이견이 존재할 수 없는 올해의 음악인이었다.
선정위원 김작가
올해의 신인
NewJeans
2022년은 NewJeans의 해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었던 한 해였다. 그 어떤 사전 정보도 없이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던 그날부터 NewJeans가 대중음악계에 남긴 발자국은 여러 방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빈틈 하나 없이 가득 채워져 때로는 소비하면서도 피로감이 들 때도 있었던 콘텐츠들 속, NewJeans의 등장으로 케이팝 산업은 비로소 환기되었다. 덜어냄의 미학, 자연스러움의 추구, 가벼움, 무엇보다도 듣기 좋고 보기 좋은 음악과 콘텐츠, 그리고 비주얼이 많은 사람의 눈과 귀를 확실하게 사로잡았다. 데뷔도 하기 전 대중들의 찬사가 쏟아졌고, 데뷔 앨범을 기다리게 했으며, 기대 이상의 행보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NewJeans. 새롭고도 대중적인 NewJeans만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오래오래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선정위원 이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