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배 [pepper man]

앨범의 발표로는 아직 신인의 위치에 있지만, 베이시스트 김성배는 완성형의 스타일로 자신만의 목소리를 드러내고 있는 믿음직한 인물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발표한 그의 첫 작품은 세파에 흔들리지 않는 묵직한 모던 재즈의 어법을 고수하면서도 한국적인 정서와 예술의 시대정신을 드라마틱하게 짚어낸다. 당당하고 뻔뻔하며 진솔하기 그지없는 이 앨범이 2013년의 한국 재즈를 대변할 극소수의 작품 중 하나로 얘기돼야 함은 당연한 결과. 김성배는 자신이 지을 수 있는 가장 진중하고 고집스런 표정으로 한국 재즈를 향해 피땀 묻은 짱돌을 던진다.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고 작정한 자에게서 느껴지는 이 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