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프콘 [The Rage Theater]

긴 커리어만큼이나 다양한 색깔의 음악을 선보였던 데프콘의 커리어에서 언제나 그 기준점으로 삼게 되는 것은 ‘하드코어’라는 테마다. 그는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에 분노하며 맞서왔으며 힙합이란 장르 자체에 대단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 이 앨범은 초기의 강렬한 캐릭터에 비해 약간은 코믹하고 부드러워진 데프콘이라는 뮤지션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그간 쌓아온 내공으로 좀 더 여유 있게 풀어내는 그의 분노와 걸쭉한 욕설, 인간적 성숙과 특유의 일상적 발견에서 비롯되는 감수성은 그의 커리어 전반에서 볼 수 있었던 모습이면서도 새로운 일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