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트마 [REASON FOR SILENCE]

앨범과 앨범 사이, 마하트마는 짧지 않은 간극마다 밴드가 겪어온 변화와 도전, 성장의 서사를 앨범에 온전히 담아내어 왔다. 일부 멤버의 교체 및 보컬의 톤-싱잉 스타일의 변화라는 꽤 직관적인 변화를 주제와 악곡에 이르기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하고자 여러 방향으로 궁리한 [REASON FOR SILENCE]는 지난 앨범들과 비교해도 꽤 신선한 청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순간들을 담고 있다. 서동휘의 기타는 이전 밴드의 음악들과 대비해 더욱 깔끔하고 명료한 톤을 추구하지만, 밴드 특유의 타이트한 리프 디자인과 변칙적인 리듬 전개에 맞물리며 힘과 색을 겸비한 독특한 존재감을 만들어냈다. 윤종갑의 보컬 또한 멜로디를 짚는 해상도가 높아졌고, 소화하는 음역이 넓어지고 보다 높아졌다. 팬데믹 기간을 지나오며 마주한 여러 사회적 이슈와 이에 대한 개인적인 고찰이라는 양면적인 주제를 전달하는 스토리텔러로서 기능하는 이러한 보컬의 변화는, [REASON FOR SILENCE]에 서사적 깊이를 더하고, 사운드의 결이나 전개 방식이 꽤 다채로워진 각 곡들을 앨범 안에 연결하는 중심적인 역할을 훌륭히 달성한다. 꾸준히 곡을 만들고 부르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변화와 발전을 우직하게 담아낸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듯하지만 쉽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걸어온 밴드만이 들려줄 수 있는 ‘현재의 음악’을 보여주는 역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