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정 [1집 Alone]

물론 ‘헤어지자 말해요’의 힘도 컸지만, 작품의 진가는 이 노래 이후부터라고 생각한다. 사람이기에 가지는 고독과 후회, 자책과 자기연민 등을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읊어내는 목소리가 꽤나 큰 울림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음악적으로도 재즈와 클래식의 문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타이틀 곡 외에는 하이노트를 최대한 자제하고 중저음 위주로 ‘감정 전달’에 집중하며 클리셰를 영리하게 비껴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만하다. 첫 트랙과 나머지가 명확히 구분되어 각각 대중성과 작품성을 단단히 움켜주고 있는, 평범함에서 한발 나아간 ‘비범함’이 돋보이는 발라드 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