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정아 [너머 (Beyond)]

따라잡을 만하니 저만치 달아 난다’ 앨범의 감상을 마친 뒤 퍼뜩 떠오르는 한마디다. 한층 넓어진 우주를 내밀한 조타수로 자유로이 누비는 이번 앨범은, 그라는 이름을 떠올렸을 때 예상되는 착륙 지점을 넘어 한참을 더 나아간다. 그가 라이너 노트에 새겨 놓은 프린스와 샤카 칸, 휘트니 휴스턴이라는 영웅들에 대한 헌사가 파편화되어 수놓아진 ‘별사탕’의 알앤비/신스팝 사운드. 그 비비드하면서도 녹진한 달콤함이 쉬이 가지지 않는 동안 목격되는 음악적 야욕은, 앨범 전체를 리드하며 짧지 않은 커리어의 임계점을 재차 돌파한다. 재즈라는 뼈대에 다양한 방향성의 편곡을 덧댄 혁신적인 결과물 ‘JAZZ BOX’, 극도의 섬세함을 추구하는 오케스트레이션과 보컬이 오히려 메시지의 단단함을 견인하는 ‘욕심’ 등 콘셉트와 역량, 실험적 시도가 만드는 이상적인 균형감이 팝의 상투성을 말끔히 제거하는 모습에 마음이 격렬하게 동한다. 그 속에서 여전히 삶 속 공허함과 결핍을 가감 없이 털어내는 그의 페르소나는, 발산을 통해 내면을 비워내는 것이 ‘본인다움’으로 나아가는 과정임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앨범 타이틀처럼, 그는 정말로 새로운 영역, 그 ‘너머’로 나아가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