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스 [Upgrade Ⅱ]

국내의 많은 래퍼가 자신을 현자이거나, 고독한 예술가 혹은, 동네 친한 형으로 자신을 묘사하는 가운데 스윙스는 데뷔부터 지금까지 줄곧 ‘래퍼’를 지향해왔다. 펀치 라인이라는 무기를 비롯해 특유의 거만해보이면서도 솔직한 그의 태도는, 랩과 래퍼가 줄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를 현지의 판타지에 가깝게 구현하기 위한 일종의 표현 방식에 가까웠으며 이 앨범은 그간 스윙스의 노력에 대한 보상과도 같다. 탄탄한 프로덕션 위에서 충만한 자아와 인간적 면모를 동시에 조이거나 비틀어 새로운 환상과 익숙한 현실을 교차시키며 무관심한 듯 냉철하게 본인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관조하는 이 작품은 국내에 이전에는 없었던 힙합 엔터테인먼트의 또 다른 재미를 던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