쏜애플(THORNAPPLE) [계몽]

쏜애플이 지금까지 선보여 온 예측하기 어려운 진행과 난해한 메시지에 익숙하다면, 이 앨범의 친절함이 오히려 불안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이해하기 어려웠던 가사가 읽히고, 낯설었던 멜로디가 친근해졌다는 이유로 쏜애플이 변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가사와 멜로디, 연주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듯하면서도 곳곳에서 불온한 기운과 이질적인 질감이 번뜩인다. 파편처럼 어수선하게 느껴졌던 음악이 제 자리를 잡았다고 말하는 게 더 옳을 것이다. 쏜애플은 더욱 영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