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들 [2]

전작들 대비 러닝타임 전반을 관통하는 유기성은 살짝 옅어진 대신, 트랙의 다채로움과 멤버들의 개성은 한층 선명해졌다. 주체적인 여성상을 내세운 선공개곡 ‘Wife’가 특유의 발칙함을 대표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그룹이 가진 ‘엔터테인먼트’로서의 매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동시에 이를 성공적으로 구현한다. 연말 무대에서의 스케일 큰 퍼포먼스가 존재가치를 증명한 ‘Super Lady’를 필두로, 둔탁한 비트를 중심으로 어두운 무드를 구현하는 ‘Doll’, 드럼 앤 베이스 기반의 청량한 팝 사운드로 새로운 결의 화사함을 더하는 ‘7 Days’ 등 굳이 한계를 두지 않고 지금 제일 잘할 수 있는 자신들만의 팝을 통해 쉬이 무너지지 않을 요새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의도하지 않았던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의 히트는 팀의 대중성이 얼마만큼 절정에 올라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 밴드 사운드 중심, 무(無) 퍼포먼스 등 정형화된 케이팝 공식 없이 일궈낸 이 성공 사례는, 대중음악 신 전반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지 않은 의미를 획득한다. 요 몇 년간의 상승세가 고스란히 결과물로 반영됨과 동시에 자신들에게 있어서도 새로운 가능성의 발굴로 이어진, 케이팝의 이단아가 일궈낸 또 한 번의 쇄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