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배 '좀 웃긴'

수선스럽지 않지만 한 자락 빛이 강렬한 인상을 주는 음악이 있다. 윤영배의 EP [좀 웃긴]의 노래들처럼. 타이틀곡 ‘좀 웃긴’은 나지막한 목소리와, 무심한 듯 살랑거리는 이상순의 기타, 오랜 팬이라면 조금만 들어도 눈치챌 수 있는 조동익의 베이스 터치, 일순간 반짝이는 재지한 연주까지, 개인적인 스케치에 가까웠던 지난 음반에 비해 간결하면서도 풍부한 결과물이 되었음을 고스란히 들려준다. 관념과 꿈 사이에서 고뇌와 사색이 서린, 그렇지만 노래 제목만큼 위트 넘치는 가사도 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