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림 '스물다섯, 스물하나'
2014 최우수 모던록-노래
자우림의 절정은 바로 2013년에 발표된 본 9집 [Goodbye, grief.]라고 확신한다. 사실 2008년에 공개된 7집 [Ruby Sapphire Diamond]와 2011년의 8집[음모론(陰謀論)]의 결과는 긍정적이지 못했다. 2집 이후 ‘매직 카펫 라이드’, ‘팬이야’, ‘하하하쏭’ 등, 계속해서 히트곡을 발표했던 그들에게 찾아온 최초의 침체기였다. 음악적으로 뭔가 겉 돌고 있다는 인상이 강했다고 할까. 9집은 그래서 나에게는 2집 때의 리플레이와도 같았다. 큰 기대 없이 들었는데, 작정하고 날린 한방을 맞은 듯한 느낌.
9집의 전체적인 주제는 ‘청춘’, 구체적으로는 ‘이십대’다. 그래서 먼저 나의 스물을 떠올려본다. 그래. 누구나 스물이 되면 거창한 꿈 하나 정도는 꾸는 법이지, 이런 생각이 먼저 머리를 스친다. 그런데 그걸 ‘20대의 무한한 가능성’ 따위로 포장해서 선전하는, 청춘 보부상들을 나는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아프니까 청춘이다”처럼 청춘을 스테레오타입화하는무책임하고 지루한 문구들. 자우림은 이러한 함정들을 영민하게 비껴가면서 본작을 2013년 가장 탁월한 록 앨범 중 하나로 완성해냈다. 무게중심을 확 잡아내는 김윤아의 역동적인 보컬과 그 구심점을 향해 집중할 줄 아는 멤버들의 연주는, 그들의 팀워크가 절정에 이르렀음을 대변해준다. 도무지 거부할래야 거부할 수 없는 노스탤지어를 환기시키는 '스물 다섯, 스물 하나'는 그 중에서도 가장 매혹적인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선정위원 배순탁
아티스트자우림
음반명Goodbye, grief.
노래명스물다섯, 스물하나
제작사사운드홀릭
유통사네오위즈인터넷
발매일2013.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