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혜린

좋은 신인은 좋은 조력을 거쳐 탄생한다. 주혜린은 데뷔 EP의 아티스트 노트를 통해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COOL]은 실제로 주혜린의 솔로 작품이지만 연주, 편곡, 프로듀싱에 꾸준히 힘을 보탠 박준우, 구영준 등이 함께한 '주혜린 팀'의 EP이기도 하다. 앞서 발표한 싱글 이후 점차 발전, 정착한 주혜린의 스타일과 프로덕션의 성과가 동시대 알앤비 팝의 경향으로부터 의연했기에 좋은 음악이 탄생하기도 했다. [COOL]은 정말 쿨하다. 구혜린은 다르게 부르고, 그를 보좌하는 악기들 역시 남다르게 분위기를 장악한다. 빠른 템포 속 쉽게 조급해지지 않는 진행과 리듬감, 비슷한 편성에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통통 튀는 사운드, 담백한 미성에도 온기와 생기를 충분히 전하는 보컬 등. 더불어 가벼운 알앤비 그루브와 팝록 구성 위 보컬 연출과 잘 어우러지는 그의 가사 쓰기가 완성도를 높였다. 평범한 사랑 이야기를 생활성 느껴지는 배경과 소재를 활용해 자기 문체로 산뜻하게 풀어가는 방식은, 알앤비와 팝, 주류와 인디 신을 초월해 살아남은 훌륭한 선배들의 전례를 충분히 떠오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