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우잰 [Day Off]

왼쪽과 오른쪽 채널에서 겹치고 어긋나며 맞물려 분사되는 전기기타들의 아름답고 비극적인 분산화음, 보컬의 단속적인 절규, 트레몰로와 크레셴도로 끓는점을 향해 치닫는 악곡. 도린곁, 땅보탬, 햇귀 같은 순우리말을 가져와 완성한 노랫말. 절망과 필사의 감성을 차갑고 치밀한 논리와 결합한 이 음악 서사시는 마치 광기에 빠진 난파선의 선장이 기이한 침착함으로 완성한 마지막 그림 같다. 멸망 직전의 격동을 그린 청각적 세밀화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