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대욱 [Will It Be Spring Tomorrow?]

그동안 허대욱은 작곡가로서의 이상적 구조와 연주자로서 자유를 획득하려는 두 개의 지향점을 드러내고 그사이를 긴장 속에 오갔다. 그에 비하면 이번 앨범은 매우 감성적이다. 행복한 기억을 담은 곡에서는 행복하게 슬픈 경험을 바탕으로 한 듯한 곡에서는 우수를 담뿍 담아 연주했다. 그런데 그 변화가 너무나도 극적이기에 수백 미터 높이의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짜릿함을 느끼게 만든다. 그렇다고 정서에 연주를 종속시키지는 않았다. 평소처럼 멜로디와 화성 모두를 아우르며 입체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이처럼 개인적인 감성에 충실하면서 연주의 짜릿함을 잃지 않는 연주를 만나기란 매우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이 앨범은 2023년 한국 재즈의 수확이라 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