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민왕 [[장:단長短] with 사토시 타케이시]

<장:단長短>은 최소한의 약속만을 한 채 이루어진 두 음악가의 즉흥 협연을 담은 앨범이다. 한쪽이 모티브를 제시하고 다른 한쪽이 이를 받아 확장하며 다른 장면으로 전환한다. 예측불가능한 전개와 분주한 대화는 좋은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이 앨범을 한국 전통음악과 재즈의 만남으로 압축하고 싶지는 않다. 둘은 장르의 융합이나 교차라는 목표에 큰 관심이 없다. 대신 이 앨범에는 한국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하는, 한국 전통음악으로부터 시작되는, 한국 전통음악으로 수렴되면서도 확장되는 즉흥 협연의 즐거움이 있다. 한국 전통음악에 대한 두 음악가의 깊은 애정,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존경이 즐거움의 근간을 이룬다. <장:단長短>은 음악적 ‘이해’, ’대화’, 같은 다소 거창하게 들릴 수 있는 단어들이 진실로 발휘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만든다. 음악을 듣다 보면 들려오는 음악 너머로 두 얼굴과 교차하는 눈빛, 무엇보다 상대의 소리를 ‘듣는’ 내밀한 순간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