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푸하 '난 말을 못해요'

사유하는 모세와 예술하는 아론의 두 자아를 가진 이. 그가 바로 황푸하다. 그런데 왜 그는 말을 못 한다고 외치고 있을까? 물론 섬세하고 부드러운 그의 목소리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쉽게 할 수 없는 이야기를 건네는 그의 말 이면을 들어본다. 나지막한 읊조림에 담긴 '경고'는 진실을 향한 근엄한 외침인 것만 같다. 그러나 한 번쯤 그의 소리를 내려놓고 악기의 소리에 집중해 본다. 진실을 속삭이는 기타의 뒤로, 베이스의 묵직한 지지, 바이올린의 앞서가지 않는 발걸음이 더해져 하나의 진실한 음악이 그려진다. 이렇게 음악은 우리를 사유 그 너머로, 한계 그 너머로 데려가 주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