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푸하 '불'

황푸하의 정규 3집이자 문제작 [두 얼굴]에서 구약 성경의 출애굽기(Exodus)에 대한 미학적 해석이라는 앨범에 담긴 의미나 포크 싱어송라이터와 즉흥연주 그룹(TEHO)과의 만남이라는 형식을 대표하는 곡이다. 서로에게도 분명히 낯설 소리들이 충돌하는 시간을 지나 합일의 즉흥연주로 뻗어 나가며 결국 다시 만나는 5분여의 시간이 끝나고 나면 왜 이 곡으로 앨범이 시작되어야 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익숙한 장소와 낯익은 관계, 안정된 생활 너머에 자유라고 불릴 구원이 있다는 출애굽기의 진실이자 교훈. 지난 한 해 발표된 수많은 음악들 중 가장 ‘불같은’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