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도덕 [공중도덕]

기이한 이 앨범에 찬사가 뒤따랐다. ‘하얀 방’에서 ‘매듭’에 이르기까지, 화성도, 멜로디 진행도, 편곡도 기이하기 그지없는 이 음반에 제법 많은 이들이 매혹되었음을 고백했다. 이유가 무엇일지를 고민해본다. 어쩌면 그것은 이 앨범이 듣는 이들로 하여금 탐구심을 갖게 했던 까닭이 아닐지 싶다. 대체 ‘하얀 방’에서는 갑자기 사운드의 볼륨을 내렸다 올렸다 하는 것인지, ‘늪지대’에서의 묘한 불협으로 이뤄진 도입부는 왜 그렇게 만든 것인지, 감상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파악하고 싶은 욕망이 자연스럽게 생성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이 음반을 다시 쭉 들었다. 발견하지 못한 것들이 수시로 튀어나오면서 나를 놀라게 했다. 무엇보다 진정한 음악 팬이란 ‘그럼에도 듣는’ 이들이라는 것을, 그리하여 보석과도 같은 작품을 찾아내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이 음반은 우리에게 다시금 상기시켜주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되풀이해 들어도 질리지 않을 앨범이다. 진짜배기 매혹이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