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책 / 정재일 [The Methodologies]

재즈는 솔로에서부터 10인조 이상의 빅밴드까지 다양한 편성으로 이루어지는데 이중 연주자 간의 인터플레이(호흡)가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편성은 듀오다. 두 명이 연주하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신뢰와 배려가 없다면 기교를 나열하는 일회성 이벤트로 그칠 수 있어, 재즈에서도 거장들이 아니고서는 좀처럼 시도하지 않는 구성이다. 드러머 김책과 멀티플레이어 정재일은 ‘재즈의 즉흥성’과 프리재즈의 미덕이라 할 수 있는 ‘찰라의 번뜩함’을 최상으로 구현해 내고 있다. 어찌 보면 과도하게 즉흥성에 몰입이 된 연주를 남겼지만 프리재즈마저도 점점 박제화 되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두 연주자의 돌파구는 즉흥성과 일회성의 예술이지 않았나 본다. 하루 동안 녹음된 즉흥적인 연주라는 선입견과 달리 ‘갈매나무 1’ 같은 서정적이며 목가적인 곡도 상당수 있으며, 인터루드(Interlude)를 곡사이에 배치하여 강약조절을 하고 있다. 출시 전부터 독일의 재즈 레이블 ECM에서 나올 법한 연주와 녹음이라며 연주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난 음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