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데이비드 호크니 그림에 ‘풍덩’ 뛰어들 듯, 그의 새 노래와 연주 ‘City Breeze & Love Song’는 파스텔톤으로 일렁인다. 서걱대는 하이햇, 분주히 음계를 오가는 일렉기타의 펑키함, 미끈하면서도 청량한 관악(색소폰·트럼펫·트롬본) 섹션... 직접 주무르는 키보드 선율 위로 세련된 악기들의 연주와 편곡은 겹을 이루며 과거와 오늘의 김현철을 잇는다. ‘오랜만에’, ‘동네’에서 느껴지던 소리 풍랑은 그렇게 30여년의 세월을 훌쩍 건넌다. 도시, 바람, 향기라는 자신의 음악 유산을 거슬러 탐험하고, 그로부터 미지의 것을 끌어내는 그는, 하이엔드 시티팝 시대의 최전선이다. 최고 기량 연주자들(‘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베이시스트 이태윤, ‘이승환 밴드’ 기타리스트 조삼희, 이적의 프로젝트 밴드 ‘긱스’ 출신 드러머 이상민 등)과의 공동 작업, 죠지 같은 후배가수와의 협업, 동아기획·학전의 오랜 음악 동지들과의 연결도 빼놓을 수 없다. 김현철이 잇고 있는 대중음악은 360도, 구 형태로 돌고 돌며 확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