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주 [A4rism]

박선주　4집　[아포리즘(A4rism)]은　음악인으로서의　그의　모든　능력이　집대성된　앨범이다.　1989년　강변가요제에서　‘귀로’로　입상한　이래　가수에서　작사·작곡가,　음반　제작자,　후배를　양성하는　보컬　트레이너,　대학　강단에　서는　교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적　발자취를　걸어오며　체득한　역량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11년만에　발표한　앨범이어서였을까?　음악적　욕심에서　비롯된　듯,　20곡이나　되는　트랙들에　팝　발라드는　물론,　일렉트로니카,　재즈,　리듬&블루스,　솔　등　갖가지　장르의　요소들을　끌어들였다.　어찌　보면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구성이지만,　정상급의　작사·작곡·편곡　능력을　통해　다양한　스펙트럼　속에서도　일관된　박선주만의　색깔을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도　듣는　이의　가슴을　부드럽게　파고드는　뛰어난　가창력은　이　앨범의　‘화룡점정’이다. 수준급　이상의　싱어송라이터가　여느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팝　분야에서　이　앨범은　한국　대중음악의　기준을　제시하고　희망을　보여주는　데　부족함이　없다는　점에서　많은　표를　받았다.　이처럼　높은　수준의　팝　앨범이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끊임없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