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진 '신호등'

10년이 훌쩍 넘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역사와 아직 현재 진행 중인 그것의 난립에도 피로를 동반하지 않는 신선한 얼굴과 목소리는 어딘가 여전히 보석처럼 숨어 있다. 비록 프로그램 최종 순위 가장 높은 곳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이 노래로 음원차트 역주행과 독보적인 성적을 함께 거두며 우승이 부럽지 않게 된 이무진이 대표적이다. 물론 그의 노래 ‘신호등’이 돋보이는 건 경쾌하고 발랄한 멜로디와 이에 시원하게 어우러지는 조숙하면서도 독특한 탁성, 마냥 가볍지 않은 그루브와 화사한 브라스 사운드 등이 훌륭한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자전적이면서도 사실 무척 흔하게 비칠 수 있는 청춘의 고민을 흔하지 않은 비유로 표현한 재기 넘치는 가사와 어감을 충분히 살리는 생기 넘치는 가창이 유난히 찬란하게 빛을 내는 덕분이다. 매해 또 다른 혼란과 고민이 가중하는 오늘, 결정을 재촉하는 노랑 신호등의 비식별역 앞에서 흔들리는 건 그것이 비단 바로 지금 20대 청춘을 살아가는 이들만의 공감대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