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 선우정아 '어쩜'

발라드의 이름과 가치를, 추억에 얽매여 같은 문법을 반복하거나 전혀 다른 장르에 기대어 소화하는 방식이 익숙한 오늘에 오롯이 자신들의 목소리와 완성도 높은 편곡으로 현재진행형의 울림을 던져준 노래다. 이승환의 익숙하고 반가운 파트너 황성제가 편곡에 힘을 보태고, 새로운 파트너 선우정아가 함께함으로써 노래 곳곳마다 반갑고도 신선한 장면을 완성했다. 허탈하고 잔인한 이별의 순간을 묘사하기에 교차하는 두 사람의 목소리보다 훌륭한 것은 없다. 더불어 스러질 듯한 어조로부터 출발해 순식간에 위기와 절정으로 치닫는 짜임새 높은 보컬 연출과 다인 편성에도 노래를 방해하지 않고 섬세하게 보컬 파트를 떠받치는 오케스트레이션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감정을 경험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