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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나이(JAMBINAI) '지워진 곳에서 (Feat. 선우정아)'

2023 최우수 록 - 노래
2023
Korean Music Awards Winner
winner최우수 록 - 노래
선우정아는 지문처럼 남는 비음에도 불구하고 팔색조 보컬리스트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유연하고 폭넓은 장르를 소화하는 음악인이다. 그런 선우정아와 잠비나이가 만났다. 결과적으로 잠비나이는 이전보다 더 어두워졌고, 선우정아는 이전보다 더 처연해졌다. 해금의 금속성 울림과 선우정아 목소리의 떨림이 빚어내는 처연함은 후반부의 스토너록에 가까운 헤비니스로 옮겨갈 때까지도 지속된다. 드럼과 전기기타와 베이스가 만든 굵직한 타격감의 리듬이 무겁고 깊다면, 그 사이를 가르는 거문고를 두드리는 술대의 작지만 단단한 타격음은 하나의 결로 놀래가 고착되기를 거부하는 소리짓이다. 이러한 불안정한 소리의 탐구는 불협화음의 리프 사이로 읊조리듯 소리를 내뱉는 선우정아의 보컬에서도 발견된다. 이 모든 음악 장치는 죽음, 애도를 가로막는 시대, 그에 굴복하지 않으려는 개인의 몸부림이라는 가사의 흐름을 극적으로 그려낸다. 잠비나이만의 음악이 잠비나이만의 음악이라는 굴레를 스스로 깨고 나오며 시대와 호흡하는 법을 보여준 담대한 노래.
선정위원 조일동
광활한 공간 위로 기타의 깊은 현 울림이 처연한 가운데 해금이 울고, 선우정아는 바람결처럼 투명한 목소리를 불어낸다. 괘를 긁거나 트릴 기법을 오가며 흙처럼 거칠고 묵직한 기운을 내뿜는 거문고, '무수한 점들'의 리듬을 얇은 사(紗)처럼 찍어대는 드럼, 베이스. 국가 재난에 의한 죽음, 남겨진 자들의 고통과 상실, 이 모든 감정들은 '타고 남은 뒤의 그을음'이다. 하루키의 표현처럼 죽음을 삶과의 대극이 아니라 그 일부로써 바라본다면, 음악이란 존재는 아마도 혼령을 껴안듯 이렇게 노래하고 연주하는 것. 지난해 또 다른 참사의 '차가운 슬픔'을 목도해야 했던 한국인들의 초상(肖像)이 번진다. 이것은 지상에 놓여진 하데스의 출입구, 잿빛만 남은 우리는 그러나 지워지지 않는다.
선정위원 권익도
아티스트잠비나이(JAMBINAI)
음반명발현 (發顯/apparition)
노래명지워진 곳에서 (Feat. 선우정아)
제작사The Tell-Tale Heart / Bella Union
유통사포크라노스, 비스킷 타운, [PIAS]
발매일2022.11.11
작곡가이일우
작사가이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