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찰나'

72세 거장이 2013년처럼 활기찬 젊음의 음악을 들고 돌아올 것이라는 예상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마주한 결과물은 그 기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선 굵고 호쾌한 아레나 록 ‘찰나’에서 조용필은 적당히, 그만하면 등의 단어를 거부하고 현역 뮤지션으로 왕성한 에너지를 뽐낸다. 강렬한 기타 인트로와 숨 돌릴 틈 두지 않고 밀어붙이는 구성으로 거장의 품격을, 김이나의 풋풋한 노랫말과 아름다운 멜로디를 천진난만하게 가창하는 모습은 틴에이지 록스타와 케이팝 아티스트 이상의 젊음을 들려주었다. 치밀한 음악 탐구의 욕망과 본능이 이끄는 장르를 융합한 거장의 사자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