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붐 [Original]

‘안산 느와르’를 듣고 해당 트랙의 밀도를 앨범 단위로 확장시키는 것이 가능할지 여부부터 걱정했다. 실제로 선행 싱글의 위력으로 인해 앨범의 첫인상이 상대적으로 반감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그로 인해 여전히 [Original]의 가치를 평가 절하하기도 하지만, 절묘한 완급 조절과 작품의 완결성을 이끌어 다른 트랙들을 면밀히 살피면 앨범의 성취를 찾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돈이 많으면 자랑하기 바쁘고, 없으면 없다고 신세 한탄으로 일관하는 이분법적인 삶의 태도에서 벗어나 어른, 아이 가리지 않는 작금의 속물 기질을 쌈마이 언어를 도구 삼아 밑바닥부터 집요하게 긁어냈다. 차붐은 [Original] 이전에도 듣는 이를 단숨에 몰입시키는 이야기꾼이었고 날것 그대로의 배우였다. 그리고 이제 [Original]을 통해 훌륭한 감독의 자질마저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