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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즈수비대

2022 선정위원회 특별상
2022
Korean Music Awards Winner
winner선정위원회 특별상
재즈는 순간의 음악이다. 사람과 사람이 주고받는 보이지 않는 찰나의 음악적 전류가 모이고 모여 심원한 재즈의 우주로 흘러든다. 클럽에서 만난 초면의 연주자끼리 얽어낸 화학 실험, 즉흥 잼이 새 프로젝트, 새 팀, 새 음반의 초석도 된다. 최근 우리 재즈계는 암담했다. 팬데믹 이후 전국의 재즈클럽이 불을 끄거나 풍전등화로 몰렸다. 정부 방역 지침이 불리하게 적용된 대중음악계 내에서도 가장 짙은 어둠은 재즈 쪽에 드리워 갔다. 현실이 이럴진대 한국재즈수비대라니…. 간판부터 돈키호테풍이다. 누구인고 했더니 돈 많은 대기업도, 고매한 평론가도, 능란한 기획자도 아니다. 젊은 베이시스트와 피아니스트. 주축은 달랑 둘이다. 차라리 보호 대상에 더 가까워 보이는 이 몽상가 집단은 방황하던 젊은 날 자신들에게 삶의 의미를 찾아줬던 재즈 클럽들이 근년에 줄줄이 문 닫는 것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마땅한 구원자를 기다릴 시간이 없다. 일단 우리끼리 시작해보자.’ 예상된 막무가내였다. 급한 대로 사비 털고 인맥을 가동했다. 젊은 연주자 총 41명을 모았다. 여덟 곡을 손수 작사 작곡 했다. 곡마다 가사와 음악적 분위기로 각 클럽에 헌정했다. 전국의 재즈 클럽 운영자와 연주자를 인터뷰하는 유튜브 콘텐츠 시리즈도 만들었다. 발품 팔아 기록한 재즈클럽 버전의 대동여지도는 앨범 표지에 박아 넣었다. 크라우드펀딩은 200% 이상 달성됐고 콘텐츠 조회수는 회당 수천 회를 상회했다. 막무가내가 예상을 넘었다. 오늘도 이 땅 위 수많은 재즈의 순간이 우리를 기다린다. 서울에서, 부산에서, 대구에서, 안산에서, 제주에서 음표는 찰나의 시공간에 매달려 위태로운 별빛으로 명멸한다. 찌릿, 찌릿. 작은 전류를 느낀다. 너무 작은 귀뚜라미 울음이 들린다. 당연하고 평범해 그만 모두 잊고 있던 마법 주문이 작고 큰 소리로…. ‘우린 모두 재즈클럽에서 시작되었지!’
선정위원 임희윤
아티스트한국재즈수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