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오(HYUKOH) '와리가리'

노래는 단 한 순간도 조급해하지 않는다. 나른하게 시작해 느긋하게 마무리되는 연주도, ‘그런 슬픈 말은 하지 마요’라며 문득 말 걸었다 보일 듯 말 듯 한 한숨으로 작별 인사를 건네는 가창도 그렇다. 새삼스럽지도 않다. 2015년 밴드신 뿐만이 아닌 가요계 전체를 통틀어 가장 사랑 받은 새 얼굴이 된 혁오는 데뷔 이후 그런 노래들을 늘 그런 식으로 불러왔기 때문이다. 굳이 애 쓰거나 힘 주지 않아도 주목 받는 방법을 아는 매력적인 밴드의 자기 고백. 별스럽지 않아 더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