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K [ESCAPE]

30대에 들어선 이케이(EK)는 [ESCAPE]로 누구보다도 치열하고 열정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지난 시간을 반추한다. 거칠고 공격적인 태도를 드러내는 전반부, 다음을 향해 나아가려는 모습의 후반부를 통해 과거의 순간과 단상을 생생히 풀어낸다. 굉장한 몰입감으로 포문을 여는 "Yellow Print"와 군더더기 없이 진심 가득한 마음을 표현한 마지막 곡 "What's Up"이 대표적이다. 진솔한 내용과 함께 안정적이고 뛰어난 퍼포먼스를 일관되게 들려준다. 특히 어느 때보다 커리어의 정점에 이른 듯한 래핑에 경탄하게 한다. 퍼포먼스에 걸맞은 프로덕션도 훌륭하다. 여러 프로듀서가 참여해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는 동시에 효과적으로 사용된 보컬 샘플링과 풍성히 쌓아 올린 사운드 소스, 타격감을 끌어올린 비트가 일관되게 이어진다. 20대의 이케이는 성공을 갈망하며 달리고 절박하게 도전했다. 실패로 느끼는 순간도 있고, 만족스러운 결과의 과거도 있다만, 그 모든 것을 결국 삶과 추억의 양분으로 삼고 다시 한 걸음 걸어간다. 20대를 탈출한 그는 과거를 동력으로 삼아, 30대를 힘차게 나아가고자 한다. [ESCAPE]가 바로 그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