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4OLY [ORDINARY CHAOS]

모노폴리의 첫 앨범인 [Ordinary Chaos]는 묵직하고 두터운 하드락의 골조와 기타 리프가 주도하는 그런지/얼터너티브 질감의 사운드라는 기본 레시피 위로 가능한 많은 악상과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방식의 작품이다. 다양한 장르/시대의 편린과 이를 담아내는 비정형적인 구성, 밴드를 리드하는 두 멤버 - 박근홍, 편지호의 번뜩임에 의해, 넘실거리는 에너지와 견고한 짜임새가 공존하는 명작으로 완성되었다. 게이트플라워즈, ABTB 등 2000년대 이후 한국 록 앨범의 굵은 자취들을 남겨온 프론트맨 겸 프로듀서 박근홍과 배드램의 편지호는 이 앨범을 통해 서로를 새로운 영역으로 밀어내며 독특하면서도 공격적인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드라이브 톤을 중심으로 페달을 폭넓게 운용하며 두께, 질감, 속도감 사이를 곡마다, 파트마다 유연하게 오가는 편지호의 기타는 밴드에 독특한 정체성을 부여한다. 박근홍은 기타가 제공한 소리를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표현하며 음악적 깊이와 폭을 다시 한 번 확장한다. 배음의 두께를 강조하는 힘찬 샤우트나 속삭이듯 흐릿하게 절제된 음량과 음색을 오가며 복합적인 서사를 지닌 곡에 완급을 조절하는 모습은 한국 록 역사 전체를 봐도 비교 대상이 없을만큼 독보적인 모습이다. 지난 작업들 속에서 이미 완성되어보였던 박근홍의 보컬이 무언가를 깨고 새로이 펼쳐지는 순간을 보는 듯해 신선하면서 일견 저릿한 느낌까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