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drive Philosophy '구호물품 pt.2'

처음엔 날카롭고 묵직한 소리 덩어리를 스피커가 찢어져라 쏟아내는 보컬리스트 박근홍의 절규에 넋이 나간 듯 홀린다. 그러나 곧 전기기타와 앰프, 손가락의 힘만으로 만들어낸 매력적인 톤으로 거칠게 비상하는 블루지한 록을 표현하는 리치맨의 기타 사운드에 빠져든다. 기타가 귀에 들어올 무렵 철저하게 두 팔과 발로 강약을 조절해 청자의 감정선을 끌어내는 놀라운 강성실의 드럼 연주와 이 모두를 아우르는 여유로우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백진희의 베이스 그루브가 짓는 리듬의 감동에 몸이 반응한다. 기본의 기본에 충실한, 기초의 기초가 탄탄한 네 사람이 녹음실이 아닌 클럽에 모여 한 방에 녹음한 날 것의 라이브라는 사실이 처음 듣는 순간부터 감지됨에도 빈틈을 찾을 수 없는 기운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라이브 음악의 선경(仙境)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