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gumm [Precious]

소금의 음악은 일상의 공기를 한순간에 바꿔놓는다. 그의 음악 속에는 잠시 바쁘다는 핑계로 욕실 물때처럼 못 본 체 하고 넘겼던 부끄러움이나, 누군가 쥐여준 조그만 마음으로부터 느낀 온기 같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의 덩어리가 들어있다. 프로듀서 글로잉독(편곡 정크야드)과 만들어내는 몽환적이고 우주적인 케미스트리는 없던 노스텔지어마저 불러일으킨다. 1집으로 특유의 음색과 발음 그리고 개성 있는 캐릭터로 주목받았다면, 여전히 그 바이브를 잃지 않으면서도 견고한 2집을 내주어서 반가운 마음. 처음엔 불편했는데 입을수록 영혼의 단짝이 되어버린 빈티지 재킷처럼, 소금의 정규작 [Precious]는 그런 소중함을 발견하는 과정 속의 여러 얼굴을 알려주는 앨범이다. 신용카드나 비트코인으로는 바로 알 수 없는 그런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