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ve to earth 'annie.'

‘annie.’는 세상에서 들려오는 얘기에 대한 대답이다. 음악을 하는데 세상은 다른 얘기를 한다. 어느 순간 숫자를 말하고, 그걸로 얻을 수 있는 반짝이는 것에 관해 얘기한다. wave to earth는 그런 세상에 단호한 거절을 건넨다. 미국 투어를 돌고,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한 달에 800만 명 이상의 귀를 잡아끄는 밴드로 성장하며, 어느 순간부터 이들을 따라오는 원치 않는 수식어와 숫자에 대한 거부일 수도 있고, 음악이 비즈니스가 되어가는 것에 대한 거절일 지도 모른다. 이 모든 추측에 대한 답이 아니더라도 이 노래는 답답한 누군가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찬가다. 밴드는 원치 않는 목소리에 귀를 닫고 싶어지는 타인의 입을 대신한다. 몇 세대에 걸쳐 사랑받는 록 밴드의 음악엔 공통점이 있고 그게 타인의 목소리를 대신해 주는 것에 있다고 본다면, ‘annie.’는 바로 그런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