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ve to earth

앨범의 완성도는 음악적 기술의 완성도만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작곡, 작사, 편곡, 믹싱과 마스터링이 있기 이전에 작가로서의 뮤지션이 얼마나 단단한 의지로 구체적인 의도와 상을 가지고서 자신 있게 음반을 기획하고 구현하는지가 예술 작품으로서 핵심적 차이를 만든다. 4년 전 데뷔한 wave to earth가 2023년 처음으로 발표한 정규앨범 [0.1 flaws and all.]은 단순히 웰메이드로 듣기 좋은 8개의 트랙과 어둡고도 매력적인 6개의 트랙을 두 개의 사이드에 담았다는 색다름을 넘어, 데뷔 이후 줄곧 함께해 온 멤버 각각이 밴드의 음악을 바라보는 태도와 물음을 촘촘하게 표현했다. 합이 좋은 밴드가 그렇듯, 각자 위치에서 원하는 사운드를 충돌 없이 곡으로 지었고 이 트랙들은 소속사 Wavy의 음반 기획으로 성숙함을 얻으며 하나의 앨범으로 완성되었다. 그 결과, 2023년 wave to earth는 스포티파이에서 수백만 명의 리스너를 갖게 됐고 해외 투어는 매진시켰다. 한 해의 성장 서사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그려낸 올해의 음악인 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