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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환

2024 공로상
2024
Korean Music Awards Winner
winner공로상
거장이라는 호칭을 받는 이들 가운데서도 구도자라 불리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강태환이라는 음악가는 해방 이후 한국 음악사 전체에서, 그뿐만 아니라 예술 전체를 돌아봐도 손에 꼽을 수 있는 구도자다. 일찌감치 60년대 초반부터, 그러니까 미8군 쇼에서 호텔 나이트클럽으로 음악가의 주 무대가 이동하던 시기를 10대 후반에서 20대를 넘기는 나이에 보냈다. 이후 70년대 중반부터 길옥윤 씨를 주축으로 모였던 재즈 음악 동호회를 통해 그때부터 자주는 아니어도 꾸준히 프리재즈 공연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김수근 건축가가 만든 공간사옥 내 소극장 공간사랑이라는 곳에서 프리재즈를 선보였고, 묵묵히 걸었던 진지한 연구의 길은 1985년 일본에서의 공연으로 이어졌다. 이후 그의 음악은 지금과 같은 동시성이 없는 시기에 해외로 퍼졌고, 해외 페스티벌에도 이름을 올리는가 하면 한국 밖에서 수많은 찬사를 얻었다. 이후 본인의 이름을 건 트리오는 물론 동그라미 트리오로, 이중주로, 또 독주로 활동하며 꾸준히 앨범도 남겼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긴 시간 그러한 활동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누군가가 그것을 알고 모르고는 이미 중요하지 않은 영역이 되었다. 어느덧 바뀐 셈법으로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그는 최근까지 꾸준히 공연을 해왔고 많은 이들에게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기도 한다. 그래서 강태환이라는 음악가를 구도자에 빗대고자 하는 것이다. 얼핏 보면 형식을 벗어나는 해방을 지닌 프리재즈이지만, 그만큼 프리재즈에 있어서 자신의 세계와 자기만의 연주는 필수다. 그것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내면과 소리에 집중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감사하게도 옆에서 감히 지켜볼 수 있었다.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한국대중음악상은 공로상을 전달하고자 한다. 특유의 가부좌 자세로 무대 한가운데 앉아서 해야 할 일을 한다는 듯한 그의 모습으로부터 잊지 말아야 할 것,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배운다.
선정위원 박준우
아티스트강태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