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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수

2009 선정위원회 특별상
2009
Korean Music Awards Winner
winner선정위원회 특별상
예술가는 스스로 하나의 공화국이라는 말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김두수라는 공화국을 어떻게 호명해야 할까?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이른바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일대 봉기와도 같았던 성장의 한켠에서 묵묵히 자신의 고옥을 지어올린 그의 작업과 오랜 침묵의 은둔, 그리고 2002년의 묵묵한 귀환을 아울러 우리는 어쩌면 너무나 상투적인 신화로 그를 수식했는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것이 중고음반시장의 전설로 남은 그의 전작들과 범상치 않은 그의 이력은 우리가 흔히 예술가라 부르는 고정관념의 편견에 지극히 잘 어울리는 환상의 실재였다. 그러나 그 모든 호사가적 선입견을 배제하고 온전한 음악만으로 만나야 할 그의 작업은 일관되게 깊고 아름답기만 하다. 아트포크록 혹은 사이키델릭 포크라는 규정으로 단순화할 수 없는 그의 음악안에는 지금 이곳과 머언 피안을 방랑하는, 무소의 뿔처럼 고독한 예술가가 살아있다. 그가 음악으로 현실과 영원을 오가는 동안 지닌 것은 특유의 바이브레이션이 만들어내는 혼돈의 떨림과 고집스런 기타의 부축, 그리고 연약하나 멈추지 않는 발걸음과 맑고 정직한 시선 그 뿐이다. 하지만 그가 내놓은 2002년의 복귀작 [자유혼]은 그 도저한 깊이의 사색이 만들어낸 아우라로 한국대중음악이 도달할 수 있는 성찰의 극점을 보여주었고 2007년 말 바다를 건너서야 우리에게 안겨진 [열흘나비] 역시 그 정신의 힘이 한결같음을 증명하며 속도와 자본의 시대에도 결코 멸절되지 않은 예술가의 가치를 확인시켜주었다. 피와 살의 즐거움을 위한 음악과 눈물과 한숨을 위한 음악들의 한켠에 이처럼 묵직한 탈주와 자유가 있어 한국대중음악은 더욱 옹골차고 또한 조화롭다. 부디 그가 오래도록 우리 곁에서 함께 서성여주기를, 그리고 더 많은 이들이 그의 길벗이 되어주기를.
선정위원 서정민갑
아티스트김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