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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

2013 공로상
2013
Korean Music Awards Winner
winner공로상
한국적 포크 음악의 시원으로, 싱어송라이터의 표본으로, 올곧은 청년 정신과 시대 정신을 음악으로 음악답게 담아낸 작가로, 한국 뮤지컬의 기본을 다잡은 연출가로 김민기는 형형하다. 그로부터 얼마나 좋은 노래들이 많이 나왔던가. 그로부터 음악은 얼마나 현실과 가까워졌던가. 낭만이라는 미명으로 현실로부터 도망가고, 이 땅의 삶과 고난과 아름다움을 외면하는 노래들이 득세할 때 그는 정직한 시선으로 노래를 바로 지금 이 곳의 남루와 슬픔과 희망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정갈하고 서정적인 한국어를 길어올려 시에 준하는 노랫말로 담아내고, 단단하고 옹골찬 음악으로 피워냈다. 그가 만들어 낸 것은 몇 장의 음악이었지만 그로 인해 싹튼 것은 음악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의 정신이고 실천이었다. 스스로 즐기는데 그치지 않고 자유를 고뇌하는 지성은 개인을 넘어 만인이 함께 사는 세상의 자유로 향했고, 거친 광야의 낮고 서러운 사람들 곁으로 내려갔다. 그 정신이 <아침이슬>을 넘어 [공장의 불빛]으로 이어지고, 그의 노래를 가슴에 담았던 이들이 함께 어깨를 걸면서 한국 대중음악에는 하나의 새로운 길이 생겨났다. 현실과 서정이라는 예술의 책무를 동시에 짊어지려고 했던 예술가의 고투와, 말해야 할 것을 말하되 감동으로 전하기를 게을리하지 않은 작가적 헌신에 힘입어 생겨난 길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그러나 그는 그 후로도 오직 자신의 길을 갈 뿐 스스로를 빛내거나 자신의 몫을 요구하지 않았고 자신이 대결했던 불의와 거짓에 투항하지 않은 채 오늘도 청년이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후로 수 십 년, 여전한 분단과 여전한 불평등으로 갈수록 더해가는 절망은 이제 지금 이 곳의 음악가들을 그 길로 부르고 있다. 스스로를 부정하는 노추(老醜)들이 욕되게 하는 청년 정신을 넘어 꿋꿋이 제 길을 가는 청년 김민기들의 노래가 다시 필요한 때다. 그것이 오늘 김민기를 기리는 진정한 이유이다. 이제는 오늘의 김민기들이 출몰하고 날뛰어야 한다.
선정위원 서정민갑
아티스트김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