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평화
2023 (20회) 공로상

2023 (20회)
Korean Music Awards Winner
Korean Music Awards Winner
winner공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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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평화는 밴드다. 서로 다른 생각과 배경을 가진 연주자가 상호존중과 경쟁을 나누며 소리의 합을 끌어내는 순간에야 비로소 존재 의미가 찾아지는, 밴드다. 수많은 멤버 교체를 겪으면서도 45년 이상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 대중음악 역사의 산증인이자 소울, 펑크, 디스코, 블루스(록), 퓨전 재즈 장르를 사랑과 평화 스타일로 재구성한 대가다.
밴드의 역사는 1976년 최이철(기타, 보컬), 김명곤(키보드, 보컬), 이남이(베이스, 보컬), 김태흥(드럼, 보컬), 이철호(퍼커션, 보컬)가 서울나그네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시작된다. 1978년 사랑과 평화로 개명 후 발표한 첫 앨범 [한동안 뜸 했었지](1978)에는 대마초 문제로 앨범에 이름을 싣지 못했던 이남이와 이철호 외 키보디스트 이근수, 미8군에서 활동하던 베이시스트 사르보가 더해져 있었다. 백비트를 강조하는 리듬으로 펑크와 디스코를 완벽하게 표현하는 사랑과 평화의 음악은 트로트고고 스타일 일색이던 한국 대중음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충분했다. 송홍섭(베이스)이 가세한 2집 [뭐라고 딱 꼬집어 얘기할 수 없어요](1979)는 와와 페달을 맛깔나게 사용하는 최이철의 블루지한 기타와 김명곤과 이근수 두 사람이 만드는 재즈와 프로그레시브 록 스타일을 오가는 매력적인 키보드를 앞세운 연주곡을 네 곡이나 실으며 음악적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랜 부침 끝에 원년 멤버 이남이와 조우한 [사랑과 평화](1988)는 최이철의 기타를 받아치는 이병일(드럼), 한정호(키보드)의 연주가 빛을 발하며 소울, 블루스, 퓨전, 팝이 이상적으로 어우러진 음반이었다. 젊은 연주자 박성식(키보드), 장기호(베이스)를 받아들인 사랑과 평화는 [4집](1989)에서 ‘샴프의 요정’, ‘그대 떠난 뒤’로 대표되는 퓨전재즈와 팝-록 스타일의 ‘바람불어’가 공존하는 한층 세련된 음악을 들려준다. 이철호가 다시 합류한 [사랑과 평화 5](1992)부터 사랑과 평화는 30여 년 동안 쉼 없이 무대에 오르는, 무대를 통해서 밴드의 진가를 제대로 발산하는, 밴드들의 밴드로 행보를 이어간다.
사랑과 평화는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에서 가장 오랜 시간, 가장 짙은 소울과 펑크 그루브를 무대에서 들려줬다. 시간이 지나고 사람이 바뀌어도 사랑과 평화라는 이름으로 만든 아홉 장의 앨범이 자아내는 아우라는 더욱 빛을 발한다. 이남이, 최이철, 김명곤, 이철호, 송홍섭, 이근수, 이병일, 한정호, 박성식, 장기호, 안정현, 이승수, 이권희 등 사랑과 평화라는 밴드를 거쳐 가고, 지켰던 이들이 이룩한 음악은 한국 대중음악사의 한 성취로 기리기에 차고 넘침이 있다. 이에 한국대중음악상은 밴드 사랑과 평화를 평생 공로상의 수상자로 자랑스럽게 소개한다.
선정위원 조일동
아티스트사랑과 평화